해방이에게3 해방아, 어제는 아빠가 너무 피곤했나봐. 11시 무렵 골아떨어지고는 일어나질 못했어. 새벽에는 일어나서 네게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말야. 오늘로 아빠는 병원생활 5일째야. 너는 세상과 만난지 4일이 지났지? 엄마는 오늘 네가 젖을 열심히 물었다고 엄청 기뻐했어. 아빠도 참 기뻤단다. 아빠도 얼른 널 품에 안아보고 싶어. 어떤 기분일까? 밤 10시쯤 병원에 오니, 엄마는 네 이름을 잔뜩 적어놓았어….
월: 2014 12월
여자로 살아가기
해방이가 세상에 빛을 본지 2번째 날. 종일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여보를 보며 오만가지 생각이 맴돌았던 날. 당신에게2 오전 6시가 되어서야 당신은 물을 마실 수가 있었어요. 저녁 8시가 되서야 미음 한 그릇 비울 수 있게 되었구요. 아, 정말이지 ‘엄마는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는 ‘아, 이 세상에 여자로 살아가기가 참 힘들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있잖아요, 여보….
남편+아빠
오늘로서 남편이자 아빠가 되었다. 당신에게1 여보, 사랑한다는 말부터 할께요. 오늘, 나는 당신의 남편이자 아빠가 되었어요. 그리고 당신은 나의 부인이자 엄마가 되었구요. 3일 동안 엄청난 진통을 견디면서도,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던 당신을 보면서 새삼 또 배움을 얻었어요. 당신이라고 아프지 않았을까요? 태어나 처음 겪는 고통 앞에서 두려움과 떨림, 그리고 공포마저 느꼈을 테지요. 아마, 당신은 내가 걱정할까봐…